[건강칼럼] 최현미(30세 여)씨는 출퇴근길 전철에서 토막잠을 자는 버릇이 있다. 20분 정도 잠깐 자두면 출근했을 때 정신이 맑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 하루는 전철이 급정거를 하면서 잠을 자던 최씨의 고개가 옆으로 격하게 꺾였다. 그래도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어 안심하고 있었는데 다음날 아침, 최씨는 어깨가 삔 듯한 심한 통증으로 목을 돌리기가 어려워 병원을 찾았다. 원인은 경미한 목디스크. 격하게 꺾였던 고개가 미세한 목 부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엄지손가락 굵기의 목뼈, 작은 충격에도 부상 입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허리디스크의 위험에 대해선 민감하지만, 목 디스크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소홀하게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목디스크 환자가 적기 때문인데 사실 허리보다 목이 디스크의 발병확률은 더욱 높다.
서울 튼튼병원 척추센터 이창인 원장은 "목뼈의 굵기는 엄지손가락 정도로 가늘고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약하며, 젖혀지거나 사방으로 돌려지는 등 움직일 수 있는 운동범위가 넓어 작은 충격에도 디스크가 나타나기 쉽다'"고 설명한다.
이 원장은 버스나 전철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급발진이나 급정거를 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차가 급정거 할 때는 앞으로 진행하려는 힘에 의해 고개가 앞으로 꺾여 목 디스크의 전방탈구가 일어날 수 있으며 급발진 하는 경우에는 뒤로 진행하려는 힘에 의해 고개가 뒤로 꺾이면서 전방 종인대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비슷한 예로 경미한 추돌 사고를 들 수 있는데 추돌 사고 당시에는 아무렇지 않아도 다음날 어깨와 목의 통증이 심해지거나 이명, 답답함, 손저림등의 증상이 있다면 목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너무 졸리다면 버스 안에서는 좌석 앞자리에 손을 얹고 아예 이마를 얹은 채 잠을 자는 것이 낫다. 지하철에서는 좌석 맨 끝에 위치한 지지대에 기대는 것이 좋다. 또한 버스나 지하철의 좌석은 높이가 낮아 목 부근을 완전히 감싸주지 못하기 때문에 고개를 완전히 뒤로 젖혀 의자에 기대는 것은 금물이다. 급정거를 할 때 반동이 크게 작용해 목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벽걸이 TV 올려다볼 때도, DMB, 스마트폰 내려다 볼 때도 오래되면 일자목
차 안에서 뿐만 아니라 집에서 TV를 시청할 때도 적정한 높이와 각도는 중요하다. 특히 최근 월드컵 시즌으로 벽걸이 TV나 DMB를 집중해 시청하곤 하는데 벽걸이 TV의 경우에는 위치가 높아 목을 과도하게 뒤로 젖히는 경우가 많고, DMB나 스마트폰은 반대로 목을 앞으로 쭉 빼서 보는 경우가 많다 목을 1인치 앞쪽으로 내밀게 되면 뒷목 근육에는 20kg 정도의 긴장이 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내밀면 내밀수록 목 근육이 경직되면서 목이 일자로 서서히 굳게 된다. 일자목은 목 디스크의 전 단계로 주의해야 한다.
TV의 위치는 소파에 앉아서 볼 때 TV 정면화면 중간에 시선이 머무는 각도가 편안하다 할 수 있다. 시청할 때도 앉을 때도 등받이 깊숙이 엉덩이를 묻고 허리 어깨를 펴야 고개가 앞으로 숙여지거나 뒤로 당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한편 DMB를 시청하거나 스마트폰을 할 때도 고개를 숙이는 것보다는 손을 들어 시선에 맞추는 것이 목디스크를 예방할 수 있으며, 한 자세로 오래 있기 보다는 30분마다 10초 정도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돌리거나 앞, 뒤로 움직이며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목디스크는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로서 경추견인술(목뼈와 목뼈를 잡아 당겨 공간을 늘이는 시술)과 열요법, 초음파요법, 주사치료 등을 실시하다가 2~3주간의 보존요법에도 반응이 없이 악화가 계속 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된다.
튀어나온 디스크가 뼈의 변화가 없는 연성 목디스크일 때는 간단히 탈출된 디스크만을 제거하는 부분 디스크제거술을 시행하는데 수술 후 1~2주 정도면 퇴원하여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그러나 디스크 외에 뼈의 퇴행성 변화가 심한 경성 디스크의 경우 디스크와 신경을 누르는 뼈가시(골극)를 제거한 후 목뼈에 안정성을 주기 위해 고정술을 시행하는데 부분디스크 제거술에 비해 디스크를 확실히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회복시기가 길어지는 단점이 있다. /서울 튼튼병원 척추센터 이창인 원장 |